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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4 구입

몇 달 전에 도요타 자동차가 여기저기 터져나오는 안전사고 문제로 말이 많았습니다. 제 차도 약간의 조짐을 보이고 있었죠. 게다가 혼자 타기에 5인승 중형차는 좀 컸습니다. 그래서 겸사겸사 2인승 혼다로 차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차를 바꾸고 제일 먼저 한 일이 오디오를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운전 중에 라디오보다는 제가 고른 음악을 듣는 편인데 바꾼 차에 마땅히 CD를 보관할 장소도 없었고 CD를 운전 중에 갈아끼울 수도 없는 노릇이라서 아이팟과 호환이 되는 오디오를 장착하게 된 거죠.

사실 GPS 겸 오디오를 달고 싶었는데 바꾼 차는 오디오 위치가 좀 아래에 있는 편이라서 운전 중에 GPS 화면을 보기가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덕분에 모르는 곳에 가게 될 경우에는 구글에서 지도를 출력해서 쓰고 있었죠.

그간 J의 도움으로 제가 직접 지도를 볼 필요가 없었습니다만 목적지가 여러곳이 되거나 모르는 곳에서 길을 잃게 된다거나 하면 불편함이 늘었습니다. 게다가 조만간 장거리 여행을 계획 중이라 아무래도 GPS가 필요하게 됐죠.

바꾼 차의 구조상 GPS는 앞 유리에 장착하거나 별도로 계기판 옆에 달아야 했는데 그 자리에는 이미 아이팟이 있었기 때문에 앞 유리에 빨판으로 GPS를 달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차에 뭔가 주렁주렁 다는 걸 싫어하고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몇몇 주에서는 앞 유리에 GPS를 다는 것이 불법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다른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 때 제 눈에 들어온 것이 iPhone 4였습니다. (이하 아이폰) 차에 달린 오디오가 아이팟/아이폰을 지원하니 차라리 아이팟을 팔고 아이폰으로 대체하면 GPS와 음악이 동시에 해결된다는 계산이었죠. 그래서 어제 아침에 집 근처 AT&T 대리점을 찾았습니다.

AT&T에서는 아이폰 32GB형을 신규 고객이나 약정기간이 남아있지 않은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2년 약정 조건으로 $299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내년까지 약정 기간이 남아있는 제게는 그림의 떡인데 AT&T에서 이례적으로 저 같이 약정 기간이 남은 고객을 대상으로 같은 기종을 조금 더 비싼 $499에 팔고 있습니다. 이는 뒤늦게 iPhone 3GS를 구매해서 약정 기간이 남은 덕분에 아이폰 구입을 꺼리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판매 전략으로 보입니다. 이도저도 아닌 사람은 $699를 주고 사야 하는데 미국의 대표적인 전자제품 판매점 Best Buy에서는 이 가격에 이미 초도물량이 완매 되었으니 아이폰 열풍을 새삼 실감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아무튼 그렇게 찾은 AT&T 대리점에서 직원에게 물어보니 아이폰은 지금 구매하면 약 7일에서 10일 정도 뒤에나 손에 넣을 수 있으며 결제는 무조건 신용카드로 해야한다고 하더군요. 다만 AT&T 누리집에서 구매할 경우 체크카드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해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외국인 신분인 저는 미국에서 신용카드 발급 받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현장 구매가 불가능하다는 말이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죠. (제가 약정 기간이 있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AT&T에서는 신용정보가 없는 사람이 후불 요금제로 가입할 경우 보증금과 기간 약정을 요구합니다.) 게다가 최소 일주일을 기다려야 한다면 굳이 현장 구매를 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결국 AT&T 누리집에서 아이폰을 주문했습니다. AT&T에 따르면 배송에 약 일주일에서 이주일 가량 걸리며 경우에 따라 이보다 더 걸릴 수도 있답니다. 여행 전에 받을 수 있을지 조금 걱정입니다.

물건이 도착하면 사진과 함께 다시 글을 올리기로 하겠습니다.

편집증과 강박장애

저는 전부터 스스로 약간의 편집증이 있다고 생각해서 지금까지 자신을 Paranoid라고 표현했습니다.

제 증상을 예를 들면 만화나 드라마 등을 볼 때는 반드시 완결이 난 것을 봐야하고 또한 1화부터 봐야 한다거나 하는 겁니다. (유리가면에 손을 대고 얼마나 후회했던지.) 만약에 연재나 방영이 중단되면 제게는 정말 고통이죠.

또한, 제가 티스토리나 네이버 블로그 같은 것을 쓰지 않는 이유는 제 블로그를 제가 마음대로 관리할 수 없다는 점 때문입니다. (데이터 백업이라던지, 기능이라던지) 그래서 제로보드를 시작으로 테터툴즈(텍스트큐브)로 넘어갔고 지금은 워드프레스를 쓰고 있지만 한 때는 진지하게 블로깅 툴 자체제작까지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귀찮음이 저를 막아서더군요. 이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 밖에도 제게는 지켜야 할 어처구니 없는 몇 가지 법칙이 있습니다. 완벽한 번역이란 (제 개인적인 생각에)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어떤 것을 이해하고 상황에 몰입하려면 반드시 번역본이 아닌, 원어로 된 것이어야 합니다.

쉽게 말하면 게임을 할 때는 반드시 그 게임의 제작사가 사용하는 언어로 발매된 게임을 해야합니다. 한국에서 개발된 게임은 한글판으로, 미국에서 개발된 게임은 영문판으로 해야하고 당연히 일본에서 개발된 게임은 일본어판으로 해야하죠. 그런데 슈퍼 마리오 만큼은 (어이없게도) 영문판으로 해야합니다.

또한, 어떤 영상물을 볼 때 자막을 봐서는 안 됩니다. 제가 아는 언어는 모국어인 한국어, 그리고 약간의 영어와 일본어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외의 모르는 언어로 된 영상을 볼 때도 이해를 못 할 망정 자막은 안 봅니다. 재미있는 것은 자막을 안 보는 것이 제작자나 등장인물이 표현하고자 하는 느낌을 (최소한 제가 생각하기에) 더 잘 전달하더군요. 자막은 오히려 신경을 분산시킬 뿐, 영상에 집중할 수가 없게 만듭니다. 이 점은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감이 안 되시나요? 그러니까, 좀 더 극단적이고 저질적인 예를 들면 외국 야동을 볼 때 자막을 보는 사람이 많을까요 안 보는 사람이 많을까요?)

각설하고, 저는 이런 가벼운 증상들이 편집증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했는데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J에 따르면 저는 Paranoid가 아닌 Obsessive Compulsive Disorder(강박장애)라고 합니다. (그리고 J는 이를 빌미로 장난삼아 저를 O.C.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덧붙여서 J는 제 강박장애가 귀여운 수준이라고 했지만 저는 요새 증세가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그나저나 제 방이 언제나 너저분한 것을 보면 강박장애와 결벽증이 따로 존재하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껄껄.